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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4. 연산을 싫어하는 아이, 어쩌면 좋을까요.

자소월 2011. 11. 15. 21:44

Q. 연산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 6학년, 4학년 두 딸을 두고 있는 엄마입니다. 성격은 완전히 반대인데 공통적으로 연산에 대해 지나치게 거부감을 보이는 두 딸을 보면서 엄마의 교육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었나 고민 중입니다.

 

문제 푸는 과정을 보면 문제를 분석하고 풀이하는 과정은 잘 진행하는데 연산 자체를 싫어하고 짜증을 냅니다. 연산이 왜 필요한지 수없이 설명하여 본인들도 필요성은 알면서도 차라리 계산은 계산기로 하지 왜 이렇게 단순한 작업을 하느라 시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기 일쑤죠.

 

연산 그 자체가 수학은 아닌데 연산속도가 늦고 정확도도 떨어지니 수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더군요. 학교 수학성적은 좋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결국은 꾸준한 연습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는걸 알면서도 너무 답답한 마음에 좀 더 효과적으로 연산 능력을 향상시킬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에게 여쭙니다. 연산을 좋아하는 아이는 없겠지만 심한 거부감만이라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A. 저희 때만 해도 초등학교 시절 과목명이 수학이 아니라 '산수'였지요. 그만큼 계산을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수학은 계산보다는 '사고력'에 초점이 맞추어 있습니다. 복잡한 계산보다는 문제해결의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계산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계산 위주의 수학은 지금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연산을 싫어한다고 연산교재를 주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연산연습에 치우치다보면 머리를 쓰는 것보다 손으로 푸는 속도에 치우칠 수 있습니다.

 

구구단을 못해서 틀린다면 구구단 학습을 다시 해야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수식을 세우고 나서 연산을 할 때 이항, 치환, 부호 변경 등을 생각하지 않고 손으로만 풀기 때문에 일어나는 게 다반사입니다.

 

연산의 정확성은 오히려 집중력의 문제이고 사고력의 문제입니다. 또한 노트 필기를 또박또박 세로로 줄을 맞추어 연산의 과정을 정확히 기록하면 쉽게 실수를 고칠 수 있습니다.

 

연산을 틀리는 많은 경우 연습장 여기저기에 흩날려 남이 알아보기 어렵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산을 잘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정자로 또박또박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2(-2)는 -4인데, 2-2로 인식해서 0으로 작성해서 틀립니다. 몰라서 틀렸다기 보다는 단순 실수이지요.

 

이걸 실수로만 받아들이고 그냥 덮어버리면 계속 틀립니다. 연습장에 정확히 오답이 남아 있다면 정확히 분석해서 고치면 됩니다. 틀렸다고 지우개로 지우지 말고 그대로 두고 붉은 펜으로 그 실수를 확실히 체크해서 실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실수는 실력입니다.

 

요약하자면 근래의 수학은 연산보다는 사고력입니다. 수학이 산수가 아닐진대, 연산연습만 하게 되면 되레 짜증이 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계산해야 되는지 원리를 먼저 생각하게 하고 글씨를 또박또박 쓰도록 지도해보길 권합니다. 정자로 썼다면 부모님께서 어디에서 아이가 오해를 하고 있는지 보시기 바랍니다. 그 부분에 오개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문제풀이과정에 생겨난 오개념을 짚어주시며 색볼펜으로 체크해주시면 아이의 실수를 줄여 줄꺼라 생각됩니다.

 

<수학교실 ‘전문가에게 물어요’ 게시판에서 박종하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출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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