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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파주 이야기 번외편 - 일타홍의 글(5)

자소월 2012. 8. 30. 22:45
태풍이 온다고 하더니 바람이 꽤 세네요. 저도 아침에 갈 데가 있었는데 다 취소하고 방에 짱 박혀 있는 중입니다. 어제부터 룸메이트와 온갖 호들갑을 떨면서 비상식량도 사고ㅋㅋㅋㅋ 창문에 신문지도 붙이고ㅋㅋㅋㅋㅋ 여러분 모두 조심하세요. 아이들은 특히나 조심하게 해주시구요. 설마 이런 날씨에 학원 보내는 부모님은 없으시겠죠?ㅜㅜ




다독(多讀)과 정독(精讀)은 아이에게 책을 읽히는 부모님이시라면 누구든 한 번쯤은 고민해보셨을 문제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 애는 특정 분야 or 특정한 책만 읽고 다른 책은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해요ㅠㅠ"와 "우리 애는 이것저것 건드리기는 많이 건드리는데 제대로 읽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ㅠㅠ"가 되겠습니다. 이런 질문은 제가 어렸을 때 아빠가 무진장 많이 물어보던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뭐라고 섣불리 말씀드리기가 머뭇거려지긴 하는데요. 저의 경험과 저의 경험과 음 그리고 저의 경험....과 주변 친구들의 사례 약간(ㅠㅠ제가 글을 풀어나갈 수 있는 밑천이 이 정도...)을 보며 생각했던 점을 적어보겠습니다.

그 전에 여러분께 여쭙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책 읽기의 장점 또는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왜 남들은 다 애들을 학원으로 보낼 때 굳이 책을 읽힐 결심을 했나?라는 진짜 철학적인 고민은 아빠가 약 두 편에 걸쳐서 열렬하게 설명해 놓았으니 저는 패스하구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보다 실용적인 의미의 '기능'이거든요. 수사적인 질문 던져놓고 자문자답하자면, 책 읽기의 목적은 그 책의 내용을 몽땅 암기하는 데 있는 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문자로 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적어도 초중고등학생이) 책을 읽는 진짜 목적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다독을 한 케이스입니다. 다독이라기 보다 잡독(雜讀)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ㅋㅋ 제가 아빠와 책을 읽을 때는, 우와 그게 벌써 10년 전이네요. 그 때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책 시장이 그렇게 성장하지 않았을 때라 선택할 수 있는 책의 범위가 상당히 한정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좋은 책-무슨 상을 받았다든지 유망한 출판사에서 나왔다든지-만 읽는 게 아니라 온갖 잡다한 책들도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택권이 없으니까요. 그것마저도 밑천이 떨어지게 되자 일반 열람실로 갈 수밖에 없었구요. 사실 초등학교 5학년이 일반 열람실 책을 빌려 보는 건 우와! 똑똑하다!고 부러워할 게 아니라 안타까운 거예요. 저도 어린이 책-청소년 책-어른 책으로 차근차근 책 읽기를 넓혀갔으면 더 수월하고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치만 아빠 말마따나 우리나라 출판 시장은 이상하게도 청소년을 위한 책을 만드는 데는 소홀하기 때문에 어린이 책-어른 책으로 점프!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렇게 반강제적으로 예전에 읽던 책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어려운 책을 읽게 되다 보니 그 즈음 아빠는 부쩍 책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어땠어? 재밌어? 내용은 이해가 돼? 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했죠. 응. 좋아. 재밌어. 그럭저럭 읽을 만해. 그러다가 아빠가 물어봅니다. 읽은 책 기억은 나냐?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이 어디야??

그 때는 딱히 대답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이제 와서 대답하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아니, 하루 3권씩 읽어대면, 주중에만 해도 15권인데, 그걸 콕 찝어서 어떻게 기억이 나???????

제가 어릴 때 제일 대답하기 곤란해 했던 질문이 있는데요. 바로 "무슨 책이 제일 감명 깊었어?"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남들을 보며 신기해했죠. '내 인생을 바꾼 단 한 권의 책'이라니. 인생을 바꾼 책이 딱 하나만 있을 수가 있나? 저는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책을 읽다 보니 안철수씨가 "가장 영향을 끼친 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너무 많이 읽다 보면 그 모두가 영향을 미쳐 딱 한 권으로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더라고요. 역시.ㅋㅋ

되돌아보면 제가 읽은 책들은 그 책 그대로 '정보'가 되어 머리에 남은 건 아닙니다. 저는 밖에 나가서 내가 책을 읽어서 공부했다는 얘기를 일부러라도 안 하려고 하는데요. 사람들이 그 책들을 제가 다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는 호들갑을 떨며 대단하다고 여길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읽은 책 중에 기억에 남아있는 건 1/5이나 되면 다행이거든요ㅋㅋㅋ 책 표지는 물론 내용도 기억 안 나는데 옛날에 독후감을 써놓은 걸 보고 깜짝 놀랄 때도 있구요.

그보다는 책 읽기가 저를 '공부할 수 있는 상태'로 훈련시켰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예를 들어 과학책을 읽었다면, 거기 나온 시시콜콜한 사실관계와 수식을 전부 외우는 게 아니라 '과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친근감과 이해력을 높인 거죠. 말하자면 '글'이라는 양식으로 된 정보를 흡수/처리하고 그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했다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다독을 하는 아이의 부모님께서 '우리 애가 이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이렇게 읽다가 나중이 되면 전부 까먹어 버리는 건 아닐까'라고 걱정하시는 건 제가 보기엔 핀트가 좀 맞지 않는다 이런 말입니다. 이미 '다독'의 목적은 그걸 다 외우는 게 아니니까요.

이런 걸 예로 들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빠가 <우리말 겨루기>나 <도전 골든벨>같은 퀴즈쇼를 보면 항상 혀를 끌끌 차며 했던 말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단편적인 단답형 상식을 많이 외운 사람들을 똑똑한 걸로 친다고요. 임진왜란 발발 연도를 알면 역사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겁니까? 주기율표를 외우고 있으면 화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일까요? '엄펑스럽다'는 단어의 뜻을 아는 사람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요? 물론 도움은 되겠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깊은 사고가 전제되어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생각할 줄은 모르면서 잡다한 상식만 많은 건, 마치 집을 짓는데 기둥도 제대로 세우지 않고 벽지부터 바르려고 하는 것과 같아요. 실제로 학교에서도 중국 역대 황제 이름은 술술 외면서도 그에 대한 너의 생각을 말해보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학교 공부나 등등을 위해서는 정독이 꼭 필요하지 않나? 하시는 분들. 맞습니다. 책을 눈으로 훑는 것이 아니라 한 글자 한 글자 새겨 읽는 정독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그 빈도는 더욱 많아지구요.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춰보건대 정독은 반드시 어느 정도의 ‘글 읽는 능력’을 근간으로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일단 책을 붙잡고 앉아있기가 힘든 애한테 뭘 정독하라고 해봤자 지루하기만 할 뿐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거죠. 반면 다독으로 글 읽는 훈련, 그것도 긴 글 읽는 훈련이 된 아이들은 그게 무슨 글이든 일단 글 자체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합니다. 글 전체로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부분을 세밀하게 읽는 것도 훨씬 수월하고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성적의 구현'이라는 차원에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책을 읽는 아이들은 암기력이 뛰어나다고들 합니다. 제 생각에 그 이유는 단순히 무언가를 외우는 게 아니라, 글로 된 정보를 흡수하는 훈련이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교과서에 있는 정보의 흐름과 체계를 '파악'하는 능력, 즉 이해력이 뛰어난 것이죠. 퍼즐을 맞출 때 하나의 조각조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을 알고 나면 맞추기가 훨씬 쉬워지잖아요. 그것처럼 이 과목에서 가르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인지 대충 감이 오고 나면, 그 자잘한 부분이야 외우는 건 며칠 공부하면 금방이거든요.

이러한 글 읽는 능력,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능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더더욱 중요해집니다. 초등학교 때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게 한정돼 있어요. 조금만 노력하면 외울 수 있구요. 그러니까 학원을 다니는 애들이 당연히 유리하죠. 학원은 시험에 나올 거 몇 개만 콕콕 찝어주니까요. 하지만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부터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열 몇 개의 과목을 배우고 또 거기에 나오는 단원은 몇 개고...... '글'이 아닌 '단어'로 이걸 공부하려면 그 어마어마한 양에 압도되고 맙니다. 더 이상 학원과 과외로는 커버가 안 되는 거지요. 저는 수능 때 3사(세계사, 근현대사, 국사)를 쳤는데요. 친구들이 항상 "너는 그걸 어떻게 다 외워?"라고 물어보곤 했습니다. 사실 전 별로 외운다는 생각도 안 했는데. 근데 친구들이 지적하는 걸 보니까 외우려고 하면 진짜 까마득할 것 같긴 하더라고요. 그뿐인가요? 이런 식으로 '시험'공부를 일찍 시작한 애들은 쉽게 질립니다. 나중이 되면 뒷심이 부족해진다고나 할까요. 이 얘기는 중/고등학교 파트에서 더 하도록 하고요.

'글로 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훈련'에 대한 예를 하나 더 들어볼게요. 고등학교 모의고사 언어 능력에 비문학이라는 파트가 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정도가 되면 국어 시간에 비문학 지문 푸는 법-문단 첫 번째 문장은 줄을 쳐라, 접속사가 나오면 동그라미를 치고 유심히 봐라...... 등등-을 가르치는데요. 제가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애들이 글이 조금만 길어져도 어려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장 짜리 글은 잘 읽으면서 두 장 세 장이 되면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매더라고요. 두 번째는 어떤 분야의 지문은 잘 풀면서 어떤 분야는 늘 어려워한다는 건데요. 문과생들은 문학/역사 파트는 곧잘 푸는데 과학/기술 지문이 나오면 엄청 틀리고, 이과생은 또 그 반대로 헤매고. 그것도 글에 나오는 단어는 전부 알아요. 그러면서도 마치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처럼 쩔쩔매더란 말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건 그냥 전부 다 '글'이라서, 단어가 생소하고 어렵더라도 몇 번만 읽으면 적어도 문제 푸는 데는 지장이 없는데 말이죠. 말하자면 그 아이들은 단편적인 사실을 외우기만 해왔을 뿐, 긴 글에 담긴 정보를 해석해내는 훈련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겁니다. 그걸 고3때 처음 하려니 어려울 수밖에.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독이던 정독이든 일단 책을 읽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독한다고 정독을 못하는 건 아니고 정독을 한다고 다독이 어려운 것도 아니거든요. 둘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다독으로 글 읽는 훈련이 되면 정독할 수 있고, 정독으로 글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경험이 쌓이면 새로운 분야의 책이라도 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으니 다독이 되고, 이렇게 말이죠. 사람에 따라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겠지만, 책을 읽어버릇 한 애들은 기본적으로 다독과 정독을 병행할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다독을 권하긴 하지만 그게 강제적으로 이것도 읽고 저것도 읽어! 라는 식으로 강요되면 안 되고,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게 제일 좋을 듯합니다. 이건 이전 글에서 말한 대로 책 읽는 양이 쌓이다 보면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보고요. 그리고 만약 애가 죽어라고 그 분야의 책만 보려고 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고 너무 조급해하진 말아 주세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고, 한 분야에서 일정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면 다른 분야에서도 발전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하니까요.

글이 되게 길어지네요. 에이포 세 장이나ㅠㅠ 그래도 이 정도면 제가 책 읽기에 대해서 하고 있던 생각은 거진 다 풀어놓은 것 같아요. 아이 후련해!ㅋㅋㅋㅋ 그러니까 글만 파는 책상쟁이를 만들어서는 안 되겠지만, 문명사회에서 차고 넘쳐나는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이라는 사실 또한 간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는 얘기였습니다. 그 다음에 이걸 실천으로 옮기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로 뒤에서 따로 얘기하도록 하고요. 다음 글에서는 드디어 대망의 두구두구두구... 영어 공부 얘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새미네 '영어학교'인 것 같은데 영어 얘기 꺼내기까지 다섯 편이나 걸렸네요.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쪼끔 불안하지만, 어쨌든 잠적을 탈 때는 타더라도 빼놓아서 아쉬운 내용 없이 다 쏟아놓고 갈 생각입니다.ㅋㅋㅋ 살짝 예고를 드리자면 다음 편에는 가차없이 아빠 욕 좀 해보려고요. 일단 영어 얘기 나오면 아빠는 긴장을 탈 필요가 있다니까요. 등골 좀 서늘하신가?ㅋㅋ 그럼 다음 편에서 뵐게요.





ps. 마땅히 끼워 넣을 부분을 못 찾아서 여기 쓰는데요. 제가 무조건 다독만 했던 건 아니고요. 제 책 읽는 스타일은 아빠가 빌려 온 책 다독 + 그 중 몇 권은 무한 반복 이렇게 보시는 게 맞을 겁니다. 무한 반복했던 책은 딱히 기준은 없고, 특별히 좋아했거나 아니면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책들이었습니다. <몽실언니>, <거의 모든 것의 역사>, <허삼관 매혈기>, 박완서씨 소설책 몇 권 등등. 그냥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서ㅋㅋㅋㅋ


ps1. 이것 또한 글의 흐름 상 너무 늘어질 것 같아 못 넣은 내용. 애들이 책 읽을 때 모르는 단어는 어떻게 하는지 많이들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아빠도 그렇고. 솔직하게 여쭙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책 읽을 때 단어 뜻을 모두 국어사전식으로 암기해서 보시나요?ㅋㅋㅋㅋㅋ 아니시죠? 말로는 못 하겠지만 대충 그 feel~을 알고 읽으실 텐데요. 사실 단어에서 사전보다 백만 배 중요한 게 이 feel~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중국어로 된 문서를 번역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교수님이 "사전은 결국 편찬자들이 그 단어의 실제 쓰임을 모아 모아 의미를 결정화(結晶化)시킨 것이기 때문에, 사전을 맹신하지 말고 문맥을 봐야 한다"고 강조하신 적이 있습니다. 모르는 단어를 사전 찾아보고 아는 것보다 그 단어를 백 번 천 번 책으로 봐서 알게 되는 쪽이 훨씬 풍성한 뜻을 익힐 수 있다는 거죠.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택도 없이 어려운, 단어 뜻의 10%도 알지 못하는 책을 붙들고 있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런 경험이 한 번 쌓이고 열 번 쌓이고 백 번 쌓여서 그 단어가 내 것이 되고 독서가 풍부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이란 단어 열 개를 몰라서 열 개를 다 찾아보는 데 쓰는 게 아니라, "아 이 단어 하나만 알면 뜻이 이해가 될 것 같은데!"라는 안타까움에서 아이가 자발적으로 찾도록 두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물론 개별적인 사례로 들어가면 애들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교육에 대해 뭘 알고 쓰는 게 아니라서 확신에 찬 조언을 드릴 수가 없네요.ㅠㅠ 알아서 이해해주시길...


출처 : 새미네영어학교
글쓴이 : 아기파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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