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한글책 - 문학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가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가 아닐때

자소월 2013. 2. 18. 02:22
똥싼 할머니 똥싼 할머니
김병호, 이옥수, 김병호(Kim Byungho) | 시공주니어 | 200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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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포도라는 걸 아시고

포도가 생기면 은근히 내 근처로 나에게로 밀어 놓으시지만

말로는 그걸 잘 표현하지 않았던 할머니였고

나에게 있어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이란 늘 싸게 싸게 많이 묵으라~고

먹는 걸 챙겨주시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이뻐해주면서

포근하게 안아주었던 할머니였다.

 

나의 아이에게 할머니란, 늘 좋은 사람, 늘 모든 걸 다 해 주는 사람

가끔은 잔소리 쟁이, 욱 하는 엄마보다도 훨씬 더 좋은

그러나 가까이 사는 게 아니라서 자주 못 뵈기 때문에 더욱 애틋한 할머니

그렇게 기억되지 싶은데

 

그러한 할머니, 외할머니가 늘 지금처럼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가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가 아닐때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치매가 왔을 때가 아닐까 싶어서

 

아이의 손에 쥐어준 책이 바로 이 '똥 싼 할머니'이다.

 

같은 할머니, 외할머니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할머니, 외할머니처럼 되는 순간에도

늘 좋았던 할머니만 기억했으면 하는 엄마의 앝은 수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늘 어느 누군간의 엄마였던 할머니도

나이와 세월과 치매를 피해갈 수 없기에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아직 어린 아이는 지금의 두 할머니들이

치매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별로 실감하지 못하는 듯핟.

아이의 할머니들은 책으로 접하는 할머니의 모습이랑 다르기 때문에

매체나 책을 통해서 간접경험을 통해서 보여지는 치매라는 모습이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접했으면 싶어서

그러한 상황이 와도 내가 사랑했던 할머니라는 걸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가 아니라 완전히 아기가 되어 버린 할머니도

손주를 아끼는 원래의 할머니였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책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