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마지막 사랑니를 빼다.

자소월 2010. 10. 24. 23:57

언제였던가

처음 사랑니를 뺐을 때가

 

아마도 아이가 두 세살 쯤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잠깐 이웃엄마한테 맡기도 다녀왔는데

그 땐 운전도 못하고 버스편도 너무 불편했던 촌이라서

아이의 여자친구집이어서 별난 녀석이 사고나 치지 않을까? 어떻게 다녀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2년 전

난 분명히 사랑니를 뺀 거 같은데 또 나서 가 보니 다른 곳이라고 한다.

근처 대형마트의 치과를 다녀왔는데 의사 선생님이좀 젊어보인다 싶었는데

너무 힘들게 뽑아서 ㅠㅠ 입술이랑 입 안이 다 헐었던 기억이 있다. 진통제도 보통 먹는 날보다 더 많이 먹고 두통까지

제대로 혼 났던 기억이....

 

 

알고보니 하나가 더 있었던 것이었다~~!

잇몸 속에 묻혀있기만 하던 것이 서서히 ~~~ 나오더니 그게 사랑니였다.

아프진 않아서 그냥 살까했는데 오른쪽 입안이고 너무 안에 자리잡고 누워있어서 양치하기가 힘들었다.

옆으로 누워 있다며 빼야겠다길래 언젠가 빼야지했다가 맘 먹고 금욜날 뽑으러 갔다.

맘 먹고 못 다녔던 병원 순례를 하기로 맘 먹었했던 날이므로

아이가 다니던 치과였는데 이번 선생님은 할아버지셨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쉽게 뽑는 거다.

몇 년 전에 발치했다가 너무 고생했던 적이 있어서 좀 신경이 쓰였는데 더 이상 미루기 싫어서 해 치웠는데

두 시간 동안 솜을 물고 있다가 밥을 먹었는데 마취가 풀리니 약간 얼얼하고 목이 붓긴했지만

입 안에서 피 맛이 나는 침을 삼켜야 하는 거 말고는 밥 먹거나 다른 일상생활에 별 무리가 없었다.

3일치의 약를 먹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쉬울 일을 그 땐 왜 그리고 고생을 했던지...

컴을 뒤져보니 사랑니는 4개까지도 난다고 한다. 난 세 개였나보다. 사랑니가....

 

마지막 내 사랑니를 떠나보냈다.

원래 없었어도 될 치아였지만 아직은 양치할 때마다 없으니 허전한... 어느 순간에 이 허전함마저도 망각할 때가 오겠지만 ^^

 

내 나이와 같은 시간동안 내 안에 살아왔던 내 마지막 사랑니, 안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타리 김치를 담다  (0) 2010.11.12
다시 돌아간다면....  (0) 2010.11.10
한 주 동안 너무 바빴던 나를 위해서   (0) 2010.10.15
칭찬 연습하기  (0) 2010.10.12
연례행사를 치루다 - 헤어스타일 바꾸기  (0) 2010.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