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들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자녀에게 다정하다. 은성이 엄마는 누가봐도 좋은 엄마의 전형이다.
은성이에게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참으로 따뜻하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은성이의 행동을 보면서 부모가 다정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5학년 은성이는 충동억제가 잘 안된다. 엄마와 달리 쉽게 짜증은 내고 하기 싫은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자기 고집대로 하려는 성격이 강해 친구 관계도 좋지 않다.
학교 성적도 평균이하이다.
반면에 경민이는 주위 어른들이게 인사를 잘하고 친구 관계도 원만하다. 경민이 엄마는 엄격한 편이다.
경민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예외없이 학교 숙제를 먼저 하게 하고 공부 시간과 노는 시간을 비교적 정확하게 지키도록 지도한다.
아이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감정은 받아주되 엄마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모든 자녀교육, 부모교육 책에서 아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기다리라고 말하고 있다. 억지로 강요하지 말라고 적혀 있다.
나 역시 강연이나 글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공감>을 최우선 덕목이라 주장했다.
은성이 엄마는 진심으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그럴 수 있을거라 생각을 했고,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깨닫기까지는 기다려 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위에서 보기에 은성이는화를 참지 못하고 예의없는 아이일 뿐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오히려 비교적 엄격하게 큰 경민이가 모범적이다.
공감은 자녀와의 소통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러한 기본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기에 모든 책에서 공감을 전면에 내세워 강조했다.
나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아이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있다면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공감하되 엄격함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아이는 자존감과 책임감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수용하는 부모를<허용적 부모>라 한다.
은성이 엄마가 이에 속한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아이의 욕구를 즉석에서 모두 수용한다.
이러한 상황에 익숙한 은성이는 참고 기다릴 줄 모른다. 분노를 조절하기 힘들고 실망하거나 실패했을 때 쉽게 포기한다.
엄마를 친구처럼 생각한다. 엄마에게 권위가 없다. 부모들을 만나면 종종 친구같은 아빠,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친구가 아니라 부모다. 아이에게 부모는 거리낌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나치게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면 위와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그렇다고 <권위주의적인 부모>가 되어서는 안된다. 권위를 내세우며 엄격함만을 강조하면 대화가 줄어든다. 소통이 없으니 결국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게 되고 그래서 더욱 소통의 벽은 높아진다. 가정에서 소통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는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항적인 아이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의존적인 아이로 자라기도 한다.
권위주의적인 부모가 되어서는 안되지만 권위가 있는 부모가 될 필요는 있다.
자녀의 마음을 충분히 읽어주되,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함께 대안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대안을 선택하고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다정하되 권위가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감정 조절, 충동억제 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대인관계에서 어떤 행동이 옳고 그른지를 부모-자녀 관계에서 이미 배워 친구 관계도 훨씬 원활하다. 경민이 엄마는 엄격하되 아이에 대한 사랑 표현도 적극적이다. 감정을 읽어주는 다정함과 원칙을 견지하는 엄격함을 함께 갖추고 있다.
모든 부모교육 책을 단 한 줄로 정리하면
<감정은 받아주고 잘못된 행동은 고쳐주라>는 말이 된다.
순서를 바꾸면 절대로 안된다.
행동을 고치기 위해 야단이나 훈계부터 하면 안된다. 감정을 충분히 받아주고 읽어 준 후에 그 행동을 고칠 수 잇도록 함께 대안을 찾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럴 때라야 아이가 부모의 뜻을 마음으로 받으들이고 스스로 선택한 행동에 책임감을 가진다.
(경향신문 손병목의 학부모 아음 읽기 )
늘 샘님들께서 말씀하시는 이야기인듯합니다.
공감하고 소통하되 할 건 하라..
역시~ 달인이심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전 순서를 바꾸지 말아야 겠습니다.
야단치치말고 공감을 먼저 하라~!
좋아서 씁니다. 쪽시간에 써서 오타가 있을 거예요.
이따가 수정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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