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수상작일 수 밖에 없는, 내 심장을 쏴라

자소월 2013. 7. 8. 16:51
내 심장을 쏴라 내 심장을 쏴라
정유정 | 은행나무 |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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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하루밤에 다 읽고 나서

난 왜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의 제이가 떠올랐을까

 

물론 둘은 다른 느낌이지만

기존 여성작가 특유의 여성적인 필체가 아니라 완전히

그런 느낌이 없이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그런

전문적인 느낌으로....

 

정유정의 책 중에서 처음 읽은 책인데 확 그 작가만의 느낌이 어떠한지 알 거 같았다.

그리고 그 작가의 다른 책들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다 찾아 읽고 말리라 다짐하며

다작을 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좋을 글만 써 주면 좋겠다고 느낄 정도로 ^^

 

수명과 승민의 이야기, 정신병원에서 만난 둘의 이야기를

조금은 수명의 시선으로 전지적인 시점에 가까이 풀어내고 있다.

처음 앞부분의 흡인력은 부족해 보이지만

페이지가 더해갈수록 그 느낌은 강렬해진다.

 

꽁꽁 싸매고 있던 것들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느리지만 답답하지만 스스로가 가두어 놓은 단단하고 견고한 그 껍질에서 깨어 나오는 수명의 모습은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를 그리고 그 좋은 청춘의 시기를 모르고 지나쳐 버리는

이 세상의 모든 젊은이들에게 바치는

술 한 잔 같았다.

 

그의 글을 읽으며

단순히 그 땐 그런 거야~가 아니라

타인은 공감 못하는 그 순간은 아무도 몰라도 나는 알 수 있고 또한

그렇게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이 타인에게는 지리멸렬한 몰골이었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어둡고 긴 통로를 남의 도움 없이

오랜 시간이 걸려서 빠져나오게 되었을 때의 찬사를

아주 묵묵하게

담백하게

토닥여 주는

등을 쓰다듬어주는 그런

따뜻한 손길이다.

 

그 어느 여류작가보다도 힘이 있는

필체로 또 다른 세상을 담아낸

그의 다른 작품을 읽을 기대에 들떠 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