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랑

집중듣기와 챕터북 구입을 대한 고민 상담을 하다가 든 단상

자소월 2010. 11. 26. 12:48

친한 언니한테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론처럼 ^^ 호리드 헨리 시리즈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라고 집중듣기도 했고 흘려듣기도 하는데 소리 듣는 걸 넘 좋아한다고 하네요.

책은 빌려서 봤는데 살까 싶은데 새 책은 아깝고 중고로 구하고 싶다고요.

근데 중고책은 잘 나오지도 않는데다가 구하기가 더 힘들죠. 그래서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언니에게 물어왔다고 하더라구요.

 

론도 3-4개월을 엄청 열심히 집중듣기, 흘려듣기를 했던 적이 있었고 지금도 가끔 흘려듣기 합니다.

전 성우의 목소리가 넘 정신사나워서 중간에 소리도 지르고 ^^ 여튼 편하게 듣기 보단 넘 활발하기에 몇 번씩 반복하면 좀 바꾸자고 아들을 꼬시기도 하지요. 이젠 뭐 워낙 적응되서 신경 쓰지 않기도 하구요.

 

근데 론의 경우에도 다 시리즈를 사 줄까 말까 하다가 몇 권만 사 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지인에게 빌려서 봤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5권만 사 주었는데 론은 책은 한 번 휘리릭 읽고서는 새 책인 그대로의 상태로 책꽂이에 꼽혀 있습니다. 론은 듣기만~~~ 합니다. 책이 전권 다 있는 게 아니기에 가끔 물어보는 단어가 있는데 책이 없으니 찾아보기 불편할 때가 있더라구요. 가끔 알아서 찾기도 하고 그냥 들으면서 또 생각해봐 그러기도 합니다.

그렇게 본 책들이 꽤 있어서 듣기만 하고 책을 안 보는 책도 있어요.

인사이클로피디아 시리즈가 그랬어요. 듣기만 하고 책을 읽지는 않았지요. 주디 무디도 그렇고 찾아본다면 그런 책들이 꽤 되네요.

 

그래서 제가 그 언니한테 그 아이가 전권을 다 흘려듣는 건지 아니면 특정 몇 권에 꽂혀서 그 책만 듣는지 물어보라 했습니다.

혹 중간에 모르는 단어가 걸려서 물어보는지 아닌지

몇 권에 꽂힌 거면 그 책만 있어도 되고 나머지 책은 흘려들어도 되지만

전체 시리즈를 통으로 반복해서 돌려서 듣는 거라면 전권이 있어야 하는 거죠.

그리고 론처럼 오디오형이라면 책을 줄창 파기보다는 듣는 것에 더 재미있어 하고 흥미있어 하기 때문에 책을 사 두고도 그렇게 즐겨보지 않을 수도 있지요. 나중에 레벨이 올라 만만하게 볼 시기가 오면 그 땐 또 묵독으로 즐겁게 읽을테구요. 듣기만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어쩌면 묵독없이 듣는 책으로만 끝날 수도 있어요.

 

론은 오디오 자체를 듣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만 묵독을 즐겨하지 않아서 고민스러울 때도 많아서 쉽고 만만한 책으로 많이 다지려는 편이구요.

그 언니의 큰 딸은 소리보다 묵독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오디오 소리를 거슬려하고 집중듣기보다는 혼자서 읽는 걸 훨씬 좋아하죠.

집중듣기와 흘려듣기를 넘 싫어해서 그냥 혼자서 눈으로 읽는 게 즐거운 아이라 묵독량이 꽤 된답니다. 저야 그 부분이 매번 부럽죠.

물론 가장 이상적인 건 둘 다 섞어 반반이면 가장 좋겠지만 어디 아이들 성향이 같을 수 있나요?

 

언니의 통화를 끊고서는 아이와 엄마표로 영어 진행이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반적인 흐름대로 서서히 밟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마다 모두 성향도 성격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이런 고민 저런 고민을 하게 되는 거구요.

책 구입에 있어서도 그냥 듣고 넘어갈 챕터북 시리즈가 있을 것이고 아이들따라 꼭 소장하고 싶은 책도 있는 거지요.

 

책을 듣고 즐김에 어디 왕도가 있겠냐만 아이 따라 참 다르지요. 무지무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자라는 거 같아요. 아이는 아이 다름의 성향대로 책을 즐기고 있을 테고 엄마도 구입이냐 빌려보냐 등을 고민하겠지만 그 자체가 경제적인 지출을 빼고서도 그 자체 만으로 아이를 위한 고민이니까요. 볼 거 같아서 사 놓은 책 중에 안 본 책도 있을테고 함께 하려고 사 둔 학습서 중에 막상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단계를 넘어서 버리거나 다른 학습서 푸느라 넘어가 버리기도 하죠. 그 중에 아이의 성향에 꼭 맞아떨어진 대박책도 있을 테고 책장 한 번 제대로 넘겨지지 못한 불쌍한 책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러한 과정 중에 엄마도 아이도 함께 성장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엄마인 내가 너무 책 욕심만 부렸나 싶기도 하고 너무 헐렁한 스케쥴이 아닌가 싶기도 할테고 여러 생각들이 많겠지만 그러는 사이에 더 아이의 진행에 대해서 고민하고  아이의 성향에 대해서 살펴가며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가끔 내가 이정도로 열심이였으면 더 좋은 대학 직장을 갔을텐데 ^^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여튼 엄마표 영어진행은 만만하고 쉬운 길만은 아니지요. 그래서 더더욱 함께 할 이 공간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는 걸 느껴요.

하지만 함께 해 나감에 있어서 아이와 엄마에 대한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거 같아요. 언젠가는 내 손을 언젠가는 학원이나 과외로 돌려야 할 때도 오겠지만 아이가 원하기 전까지는 지지고 볶으면서 이리 해 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