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을 뒤적이다 잘 보지 못한 한 작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아오먀마 나나에
만23살의 나이에 일본 문단에서 최고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 번 읽어보자고 시작된 그의 작품
'혼자 있기 좋은 날'
소소한 일상의 1년을 보여준다.
상처받기 싫고 관계를 좋아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약간의 도벽이 있는 사회초년생 치즈
얻혀 살게 된 집의 고양이를 사랑하는 미워할 수 없는 작고 이쁜 할머니 깅코
딸만 남겨두고 중국으로 가게 된 엄마와
이도 저도 아니게 끝나버린 첫번째 남자친구와 그만을 바라봤지만 상처 입을까봐 두려워서 잡지도 못한 남자 후지타
늘 그대로 인 듯한 깅코 할머니의 남자친구 호스케
치즈의 시선으로 글을 이끌어 내고 있다.
나도 사회초년생이었을 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지하철을 보며 지하철을 타고 열심히 다니는 직장인들을 동경하고
밝고 이쁜 사람들만 좋아하는데 정작 스스로는 그렇지 못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변방에 있는
그래서 엄마와도 할머니와도 더 잘 지내고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못하는 아이
남자친구를 좋아하면서도 가지말라 잡지도 못하고 상처입을까봐 더 살갑게 대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하는 아이
이런 평범한 그녀가 할머니와의 사이에서 위안 받기도 하고 까다롭게도 굴고 투정도 부리지만
그 모든 걸 다 받아주는 할머니에게서 유일하게 맘을 터놓게 되는 치즈
치즈의 질문에 할머니가 대수롭지 않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툭툭 심장을 건드린다.
선문답 같기도 하고 모든 걸 다 초월한 듯한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진짜 또래가 이렇게 치즈와 비슷한 동년배들이 이 책을 보면 더 좋을 거 같다.
이렇게 나처럼 사회초년생과는 거리가 먼 나이에 읽어도 맘이 다가오는데
비슷한 나이 또래는 더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네.
그 세대의 방황을 가감없이 그려내되 담백하게 과장없이 찬찬히 느린 듯하나 쫒기지 않으며
흐르듯 써 내려가는 작가의 필력이 느껴진다.
실제 자신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공감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이 작가의 다른 책, 이웃집 남자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올 책도 궁금해진다.
어떻게 순두부의 맛처럼 담아낼지...
· | 혼자 있기 좋은 날 (양장) 아오야마 나나에, 정유리 | 이레 | 20070801 | |
· | 이웃집 남자 아오야마 나나에, 지세현 | 들녘 | 20060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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