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거장의 거장다운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자소월 2013. 8. 30. 11:5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Keigo Higashino), 양윤옥 | 현대문학 | 201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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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으면서 느낀 건, 거장의 거장다운 소설이다라는 것이었다.

추리 소설의 대가가 보여준 따뜻한 이야기,

그런데 난 아주 따뜻한 내용으로 바뀐 '28' 이 떠올랐다.

물론 분명 다른 책이다.

엮이고 설키고 그 치밀함이 약간 닮았다고 할까?

 

이 작가의 필력에 대단함을 금치 못하는 편이었지만

이전의 작품들이 너무 치밀해서

작가의 손을 잡고 마구마구 뛰어가며 읽었다면

이 작품은 느긋하게, 그러나 궁금하면서도

그 뭔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은근히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찬찬히 따라 뛰어 가는

귀에 이어폰 꼽고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하는 느낌으로

읽은 책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기억 나는 작가의 글귀가 있다

- 어렸을 때, 나는 책 읽기를 무척 싫어하는 아이였다.

국어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담임선생님이 어머니를 불러 만화만 읽을 게 아니라

책도 읽을 수 있게 집에서 지도해달라는 충고를 하셨다.

그 때 어머니가 한 말이 걸작이었다. "우리 애는 만화도 안 읽어요."

선생님은 별수 없이, 그렇다면 만화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는 작품을 쓸 때, 어린 시절에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거장의 그 꿈 때문에 독자들은

행복하게 그의 글을 읽는 게 아닐까

그 초심의 맘을 늘 간직한 작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