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권력을! 요한 메츠거, 엄양선 | 서울문화사 | 20120629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도도한 듯한 표정의 왕관을 쓴 아이의 표정,
바람이 불어 멋지게 망또가 날리고 있는 이 책은
작가인 요헨 메츠거가 자신의 아내 헬가와
13살 딸 라라와 10살 아들 죠니와
최저 생계비를 가지고 서로 역할을 바꾸어 한 달 동안 살아 보는 이야기이다.
물론 아이들이 할 수 없는 운전 같은 건 아이들이 부모에게 이야기해서 들어 달라고 하지만 말이다.
일단 아이에게 권력을 주고 부모는 아이가 시키는 대로 들어준다는 발상,
그리고 그로 인해서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는데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처음에는 웃으며 보지만 나중에는 지쳐하는 아이와 부모의 모습도 보이고
마지막에는 또 다시 해 보자는 생각도 가지게 되는 31일 동안의 과정이 녹아있다.
저널리스트 답게 주변의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기도 하면서
단순히 역할 바꾸기가 아닌 조금 더 배울 이야기들도 더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 시간이 헛되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책임감 있고 주도적인 아이가 되는 그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자유를 가진 아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그 즐거움을 느끼게 되지만
그로 인한 책임과 결과를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며
10살 죠니는 아파서 쉽게 학교를 빠지고 TV와 게임의 중독이 되기도 하고
13살 라라는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변하고 집안일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지 알게 되기도 하지만
재정 문제가 생길 때 숨겨둔 자기 용돈을 꺼내야 하냐고 울기도 하고
동생인 죠니는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면서 도와주지 않으니 힘들다고 사정하기도
하는 그런 여러 과정들을 통해서 성장하는 부모와 아이들의 모습이 볼 수 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읽는 순간들도 꽤 되어서 지루할 수 있는 육아서가 아닌 나름의 재미도 가지고 있다.
부모가 부모일 때 아이가 생활하기는 어쩌면 더 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도
또 엄마 아빠의 용돈을 줄이고 더 주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돈에 대한 개념도 생기고
방학일 때 다시 한 번 해 볼까라는 이야기로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아마도... 우리 나라에서는 초중등 아이를 가진 부모가 이럴 일은 절대 없지 않을까 싶다.
공부만 해라 집안일이든 그 외의 모든 건 부모가 한다는 우리네의 모습과 달라서
실제 한국에서는 그럴 일을 시도해보는 부모가 없지 싶지만 간접경험을 통해서
바뀌어 가는 모습은 완전히 엉망진창이고 마음대로 다 해버릴 꺼라는 기대와 달라서 꽤 신선하다.
역할 교환을 통해서 아이의 시선에서 부모를 볼 수 있는 해피한 육아서가 아닌가 싶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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