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죽음 앞에서 조우한 한 여자, 엄마 - 단 하루만 더

자소월 2010. 12. 3. 01:30

[ 도서 ] 단 하루만 더 (양장)
이창희, 미치 앨봄(Mitch Albom) | 세종서적 | 2006/12/10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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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기도 하지... 꼭 순서를 따지려고 한 건 아니였는데 미치 앨봄의 책을 세번째로 읽고 있는데 알고 보니 그게 그의 세번째 책이었다. 그냥 노오란 책 표지와 미치 앨봄이라는 거 때문에 손이 간 거였는데 역시 그의 작품은 박수가 저절로 나오는 작품이라는 걸 한 번 더 느끼게 해 준다. 
책은 그 어떤 것들이 다 그렇지 않겠냐만 특히 책은 출간되면 작가가 아닌 읽는 독자의 몫이 되는데 
한 아이의 엄마인 나는 나의 시선에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책에서는 액자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한 작가가 가족 소유의 집을 처분하기 위해서 우연히 들린 옛 동네에서 한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노인에게서 찰스 칙 베네토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이후엔 칙 베네토의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글을 써 내려나가는 그런 형식이다. 구성 자체에서는 그리 신선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책을 읽는 사이사이에 분홍색 색지로 ’내가 엄마 편을 들어주지 않은 날’, ’엄마가 내 편을 들어준 날’. ’어머니가 내 편을 들어준 날’, ’내가 어머니 편을 들어주지 않은 날’이라고 되어 있는 곳의 글을 읽으면서 
내 아들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또한 내가 할머니가 되고 아이가 청년이 되었을 때 아이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음까지 갔던 아들을 일으켜 세워주는 엄마 유령과의 하루라는 내용 말고도 
아이에게 있어 아버지란 존재와 어머니란 존재,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의 사진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실제 경험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그의 모습과 엄마의 사진을 통해서
1950년대의 이혼이라는 걸 접하기 힘들었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꼿꼿했던 엄마의 모습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통해서 
엄마가 혼자서 어떻게 돈을 벌어 아이들을 키우게 되었는지를 뒤늦게 알게 되면서 
죽음에 이르렀던 아들에게서 삶의 의미를 찾아준 그 시간이 
낱낱이 기록되어져 있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에서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자기 성찰을 한다면
이책에서는 단 하루를 통해서 엄마의 유령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 스스로도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았을까 싶다.

그 보다 날 찡하게 만든 말은

- 부모란 자식을 소용돌이 위로 안전하게 밀어올리는 사람들이라고 믿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가 어떤 고통을 겪는지 이들은 알 수가 없고, 따라서 부모에게 퉁명스럽게 대할 수도 있죠. 다른 때 같으면 안 그랬을 방법으로.

라는 말이 가장 깊이 새겨졌다.

나 또한 친정엄마에게 그랬을 것이므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야 공감하는 그런 마음을 
이 나이 먹어서야 아니 더 나이 먹어야 제대로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치앨봄, 단하루만더